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태복음 20:28]


23.07.16. 세속(한국)사회에서 우리 교회의 모습은?(2) - 한석 목사

202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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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한국)사회에서 우리 교회의 모습은?(2)

한석 목사

래리 허타도는 <처음으로 기독교인이라 불렀던 사람들>이라는 책에서 로마 제국 당시 기독교는 가장 박해받는 종교였기에 엄청난 희생이 따랐음에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초대 교회의 모습은 세상이 보기에 불편하면서 동시에 매력적이었다. 지난 주일 목양칼럼에서 래리 허타도(Larry Hurtado)가 말하는 초대교회의 특징 5가지 중 첫 번째로 여러 인종과 민족이 함께하는 다민족공동체를 세워 함께 예배해야 함을 살폈다.

 

오늘은 초대 교회의 모습을 본받아서 천응교회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사회에 비추어야 할 것인가? 그 두번째로, 가난한 자를 돌보고 공공의 선(정의)를 추구하는 공동체이다. 초대교회 시대에는 (혹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해도) 자기가 속한 가문이나 종족 안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서로를 돌보았다. 그러나 가난하고 소외된 ‘모든’ 사람을 그렇게 돌보아야 한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이와 다르게 초대 교회는 어려움에 처한 ‘모든’ 사람을 품었는데, 이는 그 자체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그래서 이교 신앙을 가졌던 로마 황제 율리아누스는 기독교인의 혁신적인 신앙생활을 보고 “가난한 기독교인뿐 아니라 가난한 이교도인까지 돌본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는 이교도인이 보기에 불편하면서도 동시에 매력적인 모습이었다(갈 6:10; 눅 10:25-37). 그리스도인은 이웃을 사랑하되 그들의 종교(신앙)와 상관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그들을 위해 선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정의를 추구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물론 성경은 세상이 말하는 정의를 추구하지 않는다. 성경의 가르침은 독특해서 인간의 존엄성(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과 사회의 공정성(무조건적 평등성이 아닌, 약자를 위한 공정성)을 추구한다. 또 권력 계층이 아닌 자들을(종, 이방인, 여성, 어린아이, 가난한 이웃) 실제로 존중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돈과 소유물을 나누는 일에도 관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가 그 차별성을 놓치지 않을 때, 복음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정의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하는 사역을 이루어 갈 수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초대교회처럼 이웃을 향하여 천응교회가 할 수 있을까요? 1) 장애인을 돌보는 일 2) 독거노인을 돌보는 일 3) 외국인 이주민을 돌보는 일 4) 이주자들의 민원행정을 도와주는 일 5) 통역을 도와 한국사회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일 6) 가난한 집의 고장 난 것들을 고쳐주는 일 7) 사회적 기업과 봉사자들을 지역사회 가난한 자들에게 연결시켜 주는 일 8) 파산하거나 힘든 자에게 사회적 재기가 이루어지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는 일 9) 긴급한 재난을 당한 경우 구급품과 식료품을 공급하는 일 10) 재정적으로 가난한 교회의 예배와 활동장소를 제공하는 일 11) 지역사회의 시민모임을 위한 장소를 제공하는 일 등등일 것이다.

 

여러분이 상상해보라. 천응교회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예배하면서, 동시에 이 지역사회 가난한 자의 안식처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도 이런 것을 위해 우리는 복음으로 분립개척을 했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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