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태복음 20:28]


22.01.09. 천응은 어디로? - 한석 목사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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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응은 어디로?

한석 목사

저는 몇해 전에 터키를 방문해서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여러교회들, 에베소교회, 서머나교회, 버가모교회, 두아디라교회, 사데교회, 빌라델비아교회, 라오디게아교회 등등의 유적지를 돌아본 경험을 가졌다. 그때 왕성하게 존재했던 교회들이 지금 그 자리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되었다. 천응교회는 청량리 이 지역에서 주님 오실 때까지 지역교회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에는 절대로 실패가 없다. 실패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실패는 없다.’ 이 진술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진술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에 소멸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매우 순진하다. 물론, 보편적인(우주적인) 교회는 주님이 오실 때까지 소멸하지 않고 존재한다. 하지만 지역교회나 개교회는 쇠퇴하고 소멸할 수 있다. 2000년 교회사가 분명히 증언하는 사실이다.

 

교회는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 때문에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친다. 대표적으로,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신약성경에 기록된 초대교회들은 이슬람의 확장으로 지역교회나 개교회로서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북한 지역의 교회들도 공산화와 관련하여 모습을 완전히 감추었다. 그리고 내부적인 요인 때문에 교회가 쇠퇴하는 것은 오늘날 유럽 교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동안 유럽 교회는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었다. 유럽 교회의 신앙유산은 세계 교회의 뿌리이기도 하다. 유럽 교회로부터 복음은 아메리카,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대륙으로 증거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유럽교회는 더 이상 기독교 사회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교회의 쇠퇴를 경험하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유럽의 기독교 인구는 20%대로 줄었다. 현재 유럽 전체 인구의 5% 정도만 교회에 출석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한 실례로, 영국은 지난 30년 동안 5천여 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영국에서 60%의 인구가 영국 교회(성공회)에 의해 세례를 받았으나 겨우 6%만이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일 년에 세 차례(부활절, 성탄절, 성례식 주일) 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그래도 신앙을 유지하고 있는 교인으로 분류된다.

 

유럽 교회에 대한 많은 연구자들이 가장 크게 주목한 쇠락의 원인은 “기독교의 본질적인 가치의 감소”이다. 쉽게 말하면, 유럽 교회가 “기독교의 본질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사역에 대한 복음증거와 그 복음이 요구하는 사랑, 긍휼, 정의, 공의, 의로움 등을 삶의 현실 속에서 실천하는 기독교적인 삶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말한다. 세속화이다. 세속화란 “교회가 세상에 더 이상 영향력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세상이 교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특별히,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세상과 구별된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응교회는 본질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천응교회는 본질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천응교회는 기독교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무얼해야 할까요? 힘들어도 교회 본질의 길을 가야한다. 기독교 본질의 길은 복음이 교회안에서 세상 속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세상 속으로 복음이 흘러가는 길의 모체가 ‘분립개척’이다. 천응교회는 계속해서 분립개척을 해 나아가야 한다. 또 힘들어도 이룸교회를 계속 돌보며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지 않으면 죽는다. 그리고 내보내지 않으면, 흩어져서 자기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잃어버릴 것이다. ‘흩어지는 교회’는 단지 우리 천응 교회의 목표가 아니라 교회의 본질이다. 이것이 천응 교회가 가야 할 시대적 길이며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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