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난의 흔적
이홍범 목사
예전에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관람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과거 서대문 형무소에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서 목숨 걸고 일제와 싸우다 잡혀 온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었다.
형무소 역사관에는 당시에 수감자들의 실제 사진과 기록이 카드 형태로 한쪽 벽면에 가득히 전시돼 있었다. 그중에 당연히 눈에 들어온 사진은 유관순 열사였다. 어릴 때 교과서에서 보던 유관순 열사의 그 사진이었다. 나는 그저 어릴 때의 기억만 가지고, 유관순 열사의 얼굴이 통통한 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진 밑에 적힌 설명을 보고 너무 깜짝 놀랐다. 그것은 열사가 원래 통통한 게 아니라, 수감 중 고문당하고 맞아서 부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순간, 내 몸에서 피가 들끓는 것 같았다. 깨끗하고, 여린 10대 소녀의 얼굴을 투박하고 더러운 손으로 가차 없이 때렸을 일본 간수들에 대한 분노가 일었고,
나 같은 후손들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 주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 열사의 고난의 상처를 알아보지 못하고, 관심도 없이 살았던 내 모습이 한심스러워서 피가 끓었다. 그날, 나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여성보다, 유관순 열사의 맞아서 부은 그 얼굴이 아름답게 보였다.
고난 자체는 아름답지 않다. 아프고, 차갑고, 외롭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고난이었는지를 알게 되면, 어느새 그 고난의 흔적이 감추고 있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매 맞은 고난의 상처가 아름답고,
예수 믿고, 복음으로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생겨난, 신자들의 고난의 흔적이 아름답다.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그리스도의 고난의 흔적이 있을까? 고난도 없고, 흔적도 없고, 심지어 그리스도마저 없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까?
나라를 되찾으려다 매 맞아 부은 열사의 얼굴에 가득한 흔적만큼은 아니어도
적어도, 주께서 우리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갇히시고, 죽으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
유관순 열사는 기독교인이었다. 그녀의 묘비에 적힌 기도문이다.
"오 하나님, 이제 시간이 임박했습니다. 원수를 물리쳐 주시고,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을 주소서. 내일 거사할 각 대표들에게 더욱 용기와 힘을 주시고, 이 민족의 행복한 땅이 되게 하소서.
주여, 같이 하시고 이 소녀에게 용기와 힘을 주옵소서. "
아름다운 고난의 흔적
이홍범 목사
예전에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관람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과거 서대문 형무소에는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서 목숨 걸고 일제와 싸우다 잡혀 온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었다.
형무소 역사관에는 당시에 수감자들의 실제 사진과 기록이 카드 형태로 한쪽 벽면에 가득히 전시돼 있었다. 그중에 당연히 눈에 들어온 사진은 유관순 열사였다. 어릴 때 교과서에서 보던 유관순 열사의 그 사진이었다. 나는 그저 어릴 때의 기억만 가지고, 유관순 열사의 얼굴이 통통한 편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진 밑에 적힌 설명을 보고 너무 깜짝 놀랐다. 그것은 열사가 원래 통통한 게 아니라, 수감 중 고문당하고 맞아서 부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순간, 내 몸에서 피가 들끓는 것 같았다. 깨끗하고, 여린 10대 소녀의 얼굴을 투박하고 더러운 손으로 가차 없이 때렸을 일본 간수들에 대한 분노가 일었고,
나 같은 후손들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 주기 위해서, 목숨을 바친 열사의 고난의 상처를 알아보지 못하고, 관심도 없이 살았던 내 모습이 한심스러워서 피가 끓었다. 그날, 나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여성보다, 유관순 열사의 맞아서 부은 그 얼굴이 아름답게 보였다.
고난 자체는 아름답지 않다. 아프고, 차갑고, 외롭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고난이었는지를 알게 되면, 어느새 그 고난의 흔적이 감추고 있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매 맞은 고난의 상처가 아름답고,
예수 믿고, 복음으로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생겨난, 신자들의 고난의 흔적이 아름답다.
오늘 우리에게는 어떤 그리스도의 고난의 흔적이 있을까? 고난도 없고, 흔적도 없고, 심지어 그리스도마저 없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까?
나라를 되찾으려다 매 맞아 부은 열사의 얼굴에 가득한 흔적만큼은 아니어도
적어도, 주께서 우리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갇히시고, 죽으신 그 은혜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
유관순 열사는 기독교인이었다. 그녀의 묘비에 적힌 기도문이다.
"오 하나님, 이제 시간이 임박했습니다. 원수를 물리쳐 주시고, 이 땅에 자유와
독립을 주소서. 내일 거사할 각 대표들에게 더욱 용기와 힘을 주시고, 이 민족의 행복한 땅이 되게 하소서.
주여, 같이 하시고 이 소녀에게 용기와 힘을 주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