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알게 되리

오이삭 목사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비롯한 문화미란 아무런 노력없이 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을 아는 비결은 따로 없을까? 이에 대하여 나는 조선시대 한 문인의 글을 원용하여 훌륭한 모범답안을 구해둔 것이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오늘 예배 가운데 함께 낭송한 성경 본문은 다윗과 므비보셋의 이야기입니다. 사울은 이스라엘의 1대 왕이고, 사울의 아들은 요나단, 요나단의 아들이 므비보셋입니다. 다윗은 사울의 아들이 아닌데 이스라엘의 2대 왕이 되었습니다. 정권이 바뀐 것입니다. 고대시대에는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에 속한 가족들을 다 죽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혹시나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 반역을 꾸밀 수 있기에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이전 정권의 잔재세력인 므비보셋을 죽이거나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가문의 땅과 재산을 되돌려주고, 자신의 식탁에서 먹게 합니다. 다윗의 식탁에서 먹게 했다는 것은 다윗이 므비보셋을 입양했다는 의미와 같은 것입니다. 다윗이 므비보셋에게 은총(헤세드, 정도를 넘어서는 사랑)을 베푼 것입니다.

다윗이 므비보셋에게 은총(사랑)을 베풀었을 때, 비로소 다윗은 자신이 받은 은총(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하나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자신에게 은총을 베푸셨는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은 이전과 같지 않고, 훨씬 더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고 싶으십니까? 감사하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오늘 누군가에게 은총(사랑)을 베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주어진 은총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되고, 어제보다 훨씬 더 기쁘고 행복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