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태복음 20:28]


24.12.15. ‘소.확.행’과 ‘아.보.하’ - 오이삭 목사

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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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확.행’과 ‘아.보.하’

 오이삭 목사

매년 연말이 되면 사회학자나 인문학자들은 다음 해에 어떤 것이 유행하거나 트렌드가 될지를 분석하여 글이나 책으로 발표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책이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일 것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이야기하는 2025년에 유행할 새로운 키워드들 중에 ‘아보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보하’는 행복 연구의 대가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가 쓴 책 <아주 보통의 행복>의 제목에서 영감을 얻은 말로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말입니다.

 

몇 해 전에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로, 주변에서 잔잔하고 소소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확실한 행복을 주는 것들을 찾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소확행을 찾기 위해서 애를 쓰며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고, 남들이 모르는 자기만의 취미, 자기만의 맛집, 자기만의 장소 등을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올리고 자랑하는 일에 심취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행복을 찾는 것에도 지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 아주 보통의 하루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무난하고 무탈하게 잘 넘겼으면 그걸로 되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있지도 않은 행복을 과장하고 자랑하기 위해서 힘쓰고 애썼는데, 그런것에서 조차도 한 발 물러서서 오늘 보통의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보하’인 것입니다.

 

‘소확행’에서 ‘아보하’로 이어지는 연결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천응공동체는 ‘복음으로 행복한 교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은혜의 복음’을 들음으로서 복음이 주는 참된 자유와 행복을 확실하게 맛보고 경험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복음이 주는 자유와 행복이라는 것이 마치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자유와 행복을 향해서 가는 과정이 아주 길고, 아주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오래 참지 못하는 우리의 본성과 우리의 조급함을 자극하는 유혹들 때문에 복음이 주는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을 것입니다.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금 감사하는 것’입니다. 받은 은혜와 복들을 세어보고 감사를 찾아가고 늘려가는 것입니다. 바라기는 ‘복음이 주는 확실한 자유와 행복’을 ‘아주 보통의 감사’로 회복하는 남은 2024년과 다가올 2025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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